
구체적인 과제나 보상 없이 가상 섬에 놓인 인공지능(AI) 에이전트가 블록을 쌓고 지형을 오르며 익힌 방법을 나중의 작업에 활용했다. MIT 연구진이 공개한 논문과 프로젝트 원문에 따르면, 코딩 도구를 가상 몸체에 연결한 에이전트 ‘에코(Eko)’는 스스로 활동을 정하고 그 과정에서 얻은 지식을 파일에 기록했다.
네이선 클루스, 안토니오 노렐리, 필립 이솔라 등이 참여한 연구팀은 10월 5일 arXiv에 사전논문 ‘Is this machine playing?’을 공개했다. 주 실험에서는 Claude Code를 바탕으로 만든 에코 13개를 각각 독립된 섬에서 30시간씩 작동시켰다. 특정 과업을 지시하지는 않았지만, 호기심을 갖고 탐색하도록 성향을 부여한 설정은 포함됐다.
섬에는 높이가 다른 지형과 블록 12개, 바위, 고리가 놓였다. 에코는 화면을 보는 대신 물체의 위치와 모양을 담은 텍스트 정보를 받아 이동·점프·집기·놓기·던지기 등의 명령을 실행했다. 한 시간마다 대화 맥락과 섬은 초기화됐고, 에이전트가 쓴 기억과 프로그램 파일은 다음 시간에도 남았다. 인터넷과 다른 실험 실행에는 접근할 수 없었다.
같은 조건에서 출발했지만 활동은 서로 달랐다. 블록으로 탑을 세우거나 도형을 만들고, 스스로 정한 규칙으로 스포츠와 비슷한 활동을 반복했다. 연구진은 자발적인 규칙, 변형을 동반한 반복, 사물에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는 행동 등을 놀이의 특징으로 분석했다. 이는 관찰 가능한 행동에 대한 해석이며, AI가 즐거움이나 의식을 경험한다는 입증은 아니다.
연구팀은 탐색 경험이 실제 과제에 도움이 되는지도 살폈다. 30시간의 기억을 가진 에이전트 13개와 같은 모델·구조지만 초기 기억만 가진 에이전트 13개에 네 가지 과제를 주고, 새 섬에서 각각 한 시간 동안 수행하도록 했다. 높은 지형인 ‘스파이어’ 위에 물건을 올리는 과제에서는 경험이 있는 집단이 평균 10.3개를 올려, 경험이 없는 집단의 3.5개보다 많았다.
모든 과제에서 차이가 난 것은 아니다. 블록을 한 줄로 쌓아 가장 높은 탑을 만드는 과제에서는 두 집단의 성적이 비슷했다. 연구진은 일부 기술은 평가에 주어진 한 시간 안에도 익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성능 변화의 매개는 신경망 재훈련이 아니라 텍스트 기억이었다. 연구팀이 특정 기술에 관한 기록을 지우자 관련 과제의 수행 능력이 떨어졌다. 반대로 블록을 놓는 대신 던져야 탑을 안정적으로 쌓을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기억에서 제거한 경우에는 성적이 좋아졌다. 경험을 저장하는 기능이 유용한 지식뿐 아니라 오류도 오래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에이전트는 점프 중에 물체를 던지면 더 높이 보낼 수 있다는 방법도 찾아냈다. 연구진이 의도적으로 숨겨둔 규칙이 아니라 시뮬레이터 설계자도 미처 알지 못했던 동작이었다. 다만 이번 결과는 통제된 가상 환경과 제한된 수의 에이전트에서 관찰한 것으로, 실제 업무 전반의 성능 향상을 입증한 결과와는 구분된다.
연구팀은 실험에 쓴 시뮬레이션 엔진 ‘Clawblox’도 오픈소스로 공개했다. Rust와 물리 엔진 Rapier를 사용하고, Luau로 가상 세계를 구성한다. 코딩 에이전트는 HTTP 인터페이스로 세계와 상호작용한다. 연구 원문과 재생 화면, 코드가 함께 공개돼 장시간 탐색과 파일 기반 기억이 에이전트 행동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볼 수 있다.
출처: MIT 연구진 사전논문 ‘Is this machine playing?’ https://arxiv.org/abs/2610.07130 · 논문 본문 https://arxiv.org/html/2610.07130v1 · 연구팀 프로젝트 페이지 https://machineplaying.org/ · 연구팀 Clawblox 공식 저장소 https://github.com/nacloos/clawblox









